정승호 인제경찰서장 인터뷰[10.10]

2008-10-10 오후 2:09:30

  경찰과 주민의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다. 경찰은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제 주민과 경찰의 거리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경찰과 주민간의 관계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는 바뀌고 경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민을 위한 경찰이 되려는 경찰의 변화를 주민들이 알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웠다.

  <인제인터넷신문>은 주민들이 경찰에게 친밀함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인제경찰서장과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주민들이 경찰서의 업무뿐만 아니라 정 서장의 업무소신과 철학까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 인터뷰를 보고 경찰을 친근하게 여기는 주민들이 늘어가기를 기대한다.   

   

  인터뷰는 10일 오전 9시30분 <인제경찰서> 서장실에서 있었다. 키가 큰 정승호(45) 서장이 의자에서 일어나며 기자를 맞았다. 기자가 행사 취재를 다니면 키가 큰 정서장이 금방 눈에 들어왔다. 정 서장은 큰 키 때문에 인제군 어디를 가도 눈에 띄게 되었다.

  

▲ 답변하는 정승호 서장.
       

정무교 취재부장- 인제경찰서장에 취임하신 지 석 달이 되셨지요.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인제인터넷신문> 독자들과 지역주민에게 인사 말씀을 해주시죠.


정승호 경찰서장 * 안녕하십니까. 지난 7월 15일에 인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정승호 총경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청정하고 아름다운 인제에서 여러분과 인연을 맺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인제는 자연 뿐만 아니라 각종 치안지표가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곳입니다. 지역을 안전하고 질서 있게 지켜 오신 주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 올해 인제경찰서의 중요 현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보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인제를 만들고, 공정하고 신뢰받는 경찰이 되기 위해 인제경찰은 주민의 입장과 눈높이에 맞추어 법과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먼저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전한 인제를 만들기 위해 <지역치안협의회>, <경찰행정발전위원회>, <청소년육성회>, <자율방범대>, <녹색어머니회>, <전 의경어머니회> 등과 함께 협력치안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인제경찰력으로 이 넓은 지역의 구석까지 살피며 초기 대응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각 협력단체에 따라 그 활동이 다소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온 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인력과 장비를 보다 효과 있게 운영하고, 각 협력단체는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을 내실화하며 협력치안을 강화해 나가야만 이 아름다운 인제를 안전하고 질서 있게 유지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찰관들이 이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보다 현장에 맞는 법집행과 치안유지를 하기 위해 전문성을 제고하고, 담당구역별로 주민밀착도를 높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의 치안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인력재배치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군부대가 많은 이 지역의 특성에 따라 민경군民警軍이 서로 협력하는 치안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데 조만간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제지역은 주민과 행정기관, 군, 경찰이 모두 합심하여 협력치안을 하는 전국 최초의 모범지역으로 변모할 것이고, 범죄와 사고는 획기적으로 감소될 것입니다.

  한편, 보람 있고 수평적 열린 조직문화 실현을 위해 서장부터 솔선수범하며 소통과 공감대 확산을 위해 노력한 결과 내부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치안서비스의 질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범죄는 전년 동기대비 51퍼센트, 교통사망사고는 78퍼센트가 줄어들었습니다.

 

- 인제경찰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시는 것 같습니다.

  서장님은 지난 7월15일 취임식장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담긴‘인제서장에 바란다’는 동영상을 보신 뒤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주민들의 바람은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 질문을 듣는 정 서장.

 

* 여러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저도 지방에서 태어나 자랐고, 이곳에 부임하기 전에도 지방에서 서장으로 근무해서 지방의 사정을 잘 압니다. 인제에 와서 또 느끼는 문젠데, 인제는 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보조 받잖습니까? 그런데 국민이 낸 세금으로 받은 돈을 수많은 행사 비용으로 씁니다. 국민이 낸 세금을 공짜로 받아서 일년 내내 잔치를 하는 겁니다. 그 돈을 수익이 나는 사업에 매년 투자를 하면 곧 수익을 얻을 것 아닙니까? 이건 인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자체의 문제입니다. 일회성이나 생생내기 행사는 그만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돈을 써야 합니다.

  주민들이 주신 의견은, 어린이들이 학교를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난 9월 9일 <녹색어머니회>를 재구성하여 발대식을 갖고 경찰과 함께 매일 어린이 등굣길 교통관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쿨존도 일제점검을 마치고 시설보완을 추진 중입니다. 앞으로 모범운전자와 군이 합동으로 등하교길 교통안전을 위해 활동할 예정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폭력 문제는 경찰서장을 비롯한 각 과 계장, 파출소장 등 담당자가 직접 학교를 방문하여 범죄예방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관내 중고등학생들에게‘미래사회,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특강을 하며 이 지역 학생들이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며 자기경영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래프팅 계절에 31번 국도변의 안전한 교통관리를 당부하신 것은 1차로 수변공원 진출입로를 개선했고, 대형버스 진입로 개설공사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1번 국도 선형 변경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래프팅협회>도 자율적으로 교통안전활동과 환경캠페인을 계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날 시가지 주차단속을 완화해 달라고 하셨는데, 인제경찰은 단속보다 계도위주로 교통관리를 합니다. 그리고 인제읍 시가지 노상주차장 유료화와 원통지역의 교통체계개선을 군청과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지역의 상경기 활성화와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상인들의 손님위주 주차관리 의식을 보다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주단속 예고제는 1주일에 2회 정도 하는데, 단속을 할 때마다 사전에 문자메시지를 경찰협력단체 모든 회원에게 보내주어 단속보다 예방을 통한 사고방지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음주운전만은 가장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떠한 이유에서도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인제경찰은 앞으로도 군민의 의견을 겸허하게 수렴하여 군민과 함께하며 군민들을 위한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주민들의 바람을 이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 전 서장님과 직원들은 남면 신남리에 거주하는 박종순 씨 등 독거노인을 찾아가 생필품을 전달하고 집안청소와 주변 잡초를 제거하는 등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현대사회는 경찰이 경찰의 고유업무인 치안뿐만 아니라 나아가 주민과 함께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장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또 좋은 생각이 있습니까요?


* 주민들이 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경찰활동이라고 봅니다.

  사회적 약자인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이 생활이 어려워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밝게 살아가도록 희망을 주는 것은 경찰의 임무이기 이전에 공직자로서 그리고 한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봉사활동과 함께 재난발생 우려지역 독거노인들을 수시로 살펴 드리며 재난발생 시에는 최우선으로 구호해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자라나는 아이들은 우리의 꿈이자 미래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학교폭력은 우리 군도 비켜가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에 당하는 학생도 가해하는 학생도 우리의 귀한 아들딸들인데 이들을 보호하고 계도할 방안이 있으십니까?


* 정 기자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청소년은 우리의 꿈이자 미래입니다. 그런 우리의 꿈나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정, 교육, 사회가 하나 돼 맑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의 몫이라 생각을 합니다. 

  사실 학교폭력은 절대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음성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죠. 이러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인제경찰은 신입생에 대한 상급생의 폭력이 예상되는 매년 신학기 초(3~4월)에 경찰서장과 각 과장 및 파출소장이 학교를 찾아 강연하는 <청소년범죄예방교실>을 운영합니다. 그리고 통학로 주변 112순찰차 배치, <아동안전지킴이집> 운영, 학교폭력 자진신고기간(6. 2~8. 31) 운영, 학교폭력 집중단속기간 설정(9. 1~10. 31) 운영, 자율방범대의 야간자율학습 학생 귀가시키기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예방활동과 더불어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 및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 동도 펼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학교폭력이 전년도 15명에서 금년도에는 9명으로 40퍼센트가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학교폭력은 경찰의 열정만으로 근절할 수는 없습니다. 가정에서부터 행복과 안정을 찾아주고, 학교에서는 참된 인성교육을, 그리고 사회에서는 유해환경을 차단하는 등의 노력을 함께 해야만 합니다.

 

▲ 학교폭력 근절 의지를 밝히는 정 서장.


- 최근 서울 장안동 성매매 단속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보도를 봅니다. 성매매는 우리 군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군의 성매매 실태를 얼마나 알고 계신지요?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도 말씀해 주십시오.

 

* 최근 장안동 성매매 단속에서 볼 수 있듯이 성매매 집결지와 신종, 변종업소 집중단속을 통해 집결지 성매매는 감소추세이나 신종, 변종업소의 성매매는 음성적으로 잔존하고 있습니다.

  인제군은 성매매 집결지역은 없으나 유흥업소, 남성 스포츠마사지 변태영업 등 음성적인 성매매 행위가 있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청소년성매매 및 인권유린업소와 남성 스포츠마사지 변태영업 등 신종, 변종 성매매업소에 대하여 합동단속반을 편성하여 다각적인 첩보수집은 물론 성매매 용의업소 주변 탐문과 광고전단지와 정보지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매매 관련자들을 엄처벌하는 한편 협박, 강요 등에 의한 성매매여성은 길잡이의 집 (033-243-8297) 등 NGO 단체나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피해여성의 인권보호와 갱생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더불어 인제군을 성매매 없는 그린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찰의 노력 뿐 아니라 적극적인 군민의 신고와 참여가 필요합니다. 성매매특별법 제28조(최고 2천만 원), 경찰청 범죄신고자보상규칙 제5조(최고 2백만 원)에 의해 신고보상금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군민의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 최근 노인 학대 및 노인 성폭행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우리 군에도 많은 노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만 대책이 있습니까?


* 인제지역은 농촌지역으로 대부분의 주민이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있어 노인학대나 노인 성폭행 등은 없습니다만 가끔 술을 먹고 부모를 폭행한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노인학대나 성폭행 행위는 패륜적인 범죄이므로 혹 주변에 이러한 사실이 있으면 적극 신고해 주십시오. 적극 수사하여 엄정히 처벌하겠습니다.


- 우리 군에는 160여 외국인 이민자(외국인 며느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외국인 아내를 폭행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가정은 남편의 정서가 불안한 것이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남편들의 폭력을 막는 것과 아울러 장기계도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방안이 있습니까?


* 가정 내에서 여성과 아이들에게 폭력이 행사되고 신고가 접수되었을 때는 경찰에서 가해자를 격리하고 형사처벌 등 필요한 조치가 취해집니다.

  관내 다문화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매주 열리는 <인제다문화주부대학>에 참석하여 가정폭력 예방 교육과 간담회를 실시하고, 다문화 모든 가정으로 경찰서장 명의의 서한문도 발송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바쁜 농사철이 끝나면 다문화 가정 남편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가정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계속적인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 끝으로 서장님께서 임기 내에 꼭 이루겠다고 하시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고 마무리 인사도 부탁드립니다.


* 제가 부임하면서 이 지역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저에게 편지를 쓰게 하고 주민들의 의견이 담긴 동영상도 본 겁니다. 저는 이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직원들의 편지를 가끔 꺼내봅니다. 공무원은 주민을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 경찰은 주민을 위한 경찰, 주민과 함께 하는 경찰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관내 동네를 돌아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해 드리는 활동도 할 겁니다. 주민을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 

  인제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은, 인제는 우리나리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보존해야 할 천혜의 보금자리인 만큼 가장 안전한 지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적 가치입니다. 따라서 경찰은 인권을 최고 가치로 삼고 모든 치안행정의 판단기준을 주민의 입장에서 맞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경찰도 프로가 돼야 합니다. 인제경찰은 주민을 위한 경찰로 거듭나 주민의 사랑을 받는 경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주민을 위한 경찰이 될 것을 강조하는 정 서장.
  

- 주민의 생활 깊이 들어가 섬기는 경찰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서장님의 부임이 인제경찰서와 서장님 개인생활에 뜻 깊은 추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바쁜 가운데도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후기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기자는 정 서장에 대해 두 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정 서장이 상당한 실무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정 서장은 기자의 질문에 그 사안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여러 각도에서 매우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답변을 했다.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예상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대답이었다. 이러한 판단능력은 정 서장의 이력이 보여주듯 그 동안의 다양한 경찰 업무경험을 통해 쌓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정확한 수치를 드는 답변에서 치밀한 성격임을 알게 된다.

  또 하나는 정 서장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점이다.‘공무원은 주민을 위해 있다. 앞으로 주민과 함께 하는 경찰이 되겠다. 인권을 최고 가치로 삼겠다’와 같은 말이 공허한 말로 들리지 않았다. 경찰의 자세와 인권에 대한 정 서장의 생각은 정 서장의 생활소신이나 철학으로 들릴 만큼 확고한 믿음이 엿보였다.

  정 서장의 이러한 능력과 생각이 인제경찰서는 물론이고 인제군 전 영역에 도전과 자극이 되기를 바라면서 기자는 서장실을 나왔다.

        

    

정무교 (jamiga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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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메 (2008-10-17 오전 12:03:40)   X
    인터뷰 내용이 알차게 느껴집니다. 인제에는 좋은 서장님이 계시네요^^* 서장님 말씀만 들어도 듬직하게 생각되요.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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