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자라는 아이들 [2]

2010-07-03 오후 1:27:16

 

새벽일 다녀오신 아버지가 
노릇한 콩 한쪽을 입속으로 넣어주셨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이녀석을 입안에서 한번 굴린뒤
어금니 뒤쪽에서 살짝 눌러주면,
바삭한 껍질사이로 남아있던 육즙이 터져나와
구수한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긴 겨울을 채비하던 번데기가
아궁이 군불로 노릇하게 구워져
내 아침잠을 설치게했다.

 

 

 

 

 

 

커서 맛본 어떤 단백질도
그때의 그 고소함을 흉내내지 못했다

 


 

 

 

 

 

내가 나고 자란 고향집

울타리 옆에는
한아름이 넘는 뽕나무가 있었는데,

 

과자는 물론, 

끼니외에 달리 먹을것이 귀하던 시절엔
일나간 아버지가 언제나 오셔서
저 높은 가지 위의 오디를 따주실까
하루해를 기다린적도 있었다

 

논두렁에 열린 뱀딸기를 따먹으러 갔다가
길을 막고 풀뜯는 소 때문에 울음을 터트린 적도있고
깨물면 우유즙이 나오는 개암나무를 찾아
뱀나오는 오솔길도 숱하게 다녔다

 

 

 

 

 

 

우리집 아이들은 숲으로 난 산책길을 좋아한다.
아토피 때문에 평소엔 먹을수 없는 초코렛도
숲에서는 관대하게 허락되기 때문일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실컷 한눈팔며 따라온다.
길옆으로 몰아세우는 자동차도 없고,
뛰다 넘어져도 털고 일어나면 그만이다.

 

 

겁없이 길가 풀숲을 뒤지기도하고

설익은 열매도 씹다 뱉어본다
아카시아 줄기끊는 놀이도

팽이만큼 재미있다는걸 알게된다

 

 

 

 

 


사실 달콤함에 길들여져있는 아이들의 입맛에
시큼하기만한 숲속 열매들이 그리 매혹적인 먹거리는 아니다.

 

 

 

▲ 안익은 열매는 서로에게 양보한다

 

 


잘익은 놈으로 고를려면 눈썰미가 필요하고
가시를피해 열매까지 다다를려면 손놀림이 좀더 정교해져야한다.
가시에 찔린 적도 있고 잡풀에 베인 적도 있지만,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뱀 나온다 !!  이 녀석들 !!

 

 

 

이계절에 만나는

숲속 친구들은 배고플 걱정이 없다.

 


열매는 지천에 있고, 겨울은 멀었으니...

 

 

 

▲ 좀전까지 꺼벙이 떼들이 물마시며 노닐던 곳

 

 

 

 

길을 만나 걷고


물을 만나 쉰다

 

 

 

 

[인제인터넷신문]독자기고/양희중

 

 

양희중 (warsaw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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